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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코노미 조선] “티소믈리에들이 차 시장 키워나갈 것”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자 2014-07-29
조회수 6999
예약희망 일/시 20140725
음료 시장에 짙어지는 ‘차(茶)’의 향기
커피숍 지고 다방 전성시대 온다?

지난 2012년 커피 기업 스타벅스가 차 전문 매장 ‘티바나’를 6억달러에 인수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현재 300여개인 티바나 매장을 5년 내 1000여개로 늘릴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해에는 스리랑카, 인도, 케냐 등 세계 주요 차 생산국들이 모여 국제 차생산포럼을 결성하는 등 차의 위상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제 막 태동하려는 차 시장의 미래는 밝다. 이미 포화 시장인 커피에서 눈을 돌려 차에 주목하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 국내 차 산업의 움직임을 따라가 봤다.
 
- 커피가 주를 이루던 커피숍의 메뉴판에 변화가 생겨났다. 허브티, 블렌딩티, 한방차, 버블티 등 차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들이 생겨난 것. 

최근 카페에 가면 예전과 다른 풍경이 포착된다. 커피가 주를 이루던 메뉴 판에 차를 이용한 다양한 음료들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

한국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차 산업 규모는 지난해 기준 2500억원으로 웰빙과 힐링, 음료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김영걸 한국차산업협회 회장은 “젊은 사람들이 허브티 등 블렌딩티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백화점 내 프리미엄 티 판매 소비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차 브랜드 ‘오설록’의 2013년도 매출은 전년 대비 34% 성장했고, 신규 고객 증가율은 72%를 기록했다. 윤현정 오설록 홍보 담당자는 “신규 고객 중 70%는 20~30대 젊은 층”이라며 “차 문화를 즐기는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에 론칭된 한방차 전문 카페 ‘오가다’는 티 열풍으로 2011년 일본에 진출한 바 있다. 2010년부터 가맹사업을 시작한 오가다는 현재 77호점이 운영되고 있다. 2013년 기준 오가다의 매출액은 70억원으로 2010년(10억원)에 비해 7배 성장했다. 사과인삼마주스, 헛개칡차, 십전대보차, 검은깨율무차, 배도라지생강차 등 한의학과 결합한 색다른 차들이 커피에 질린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차 전문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점도 차 산업의 성장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친환경 유기농산물 카페로 알려진 ‘오가페’는 농협중앙회가 친환경농축산물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커피전문점처럼 만든 차 카페다. 귤피차, 감잎차 등의 다양한 차와 국내산 농축산물로 만든 녹차스무디, 한라봉주스, 제주오렌지주스 등을 판매한다. 지난 2011년 개장한 1호점과 지난 2월 문을 연 3호점까지 총 3개점이 운영되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등에서는 차의 의학적 효능과 심신 안정 기능 등에 주목한 티 테라피(tea therapy) 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티 테라피는 개인의 체질이나 몸 상태에 따라 차를 마시면서 신체 균형을 맞추고 피로를 회복하는 방법이다. 정승호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대표는 “차는 의학적으로 이용될 정도로 그 이용 범주가 확장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차에 대한 대중적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김정순 티월드 대표는 2003년부터 12년째 ‘티월드 페스티벌’을 개최해오고 있다. 티월드 페스티벌은 국내 대표적인 차 전시회다. 김 대표는 “2000년대 초반에는 복도에서 차 관련 전시, 행사부스를 만들어 관련 전시를 열었지만 현재는 코엑스에서 가장 큰 태평양 홀에서 차 전시회를 열고 있다”며 “참가 부스도 눈에 띄게 증가해 현재 200~300개의 업체가 차 관련 전시회에 참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5000~6000명 수준이었던 전시회 관람객 수는 지난해 1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김 대표는 “최근 일본, 중국 등 아시아에서 한국 차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전시회에 참여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버블티 브랜드 ‘공차’도 젊은 고객층을 기반으로 급성장 중이다. 지난 2012년 홍익대 앞에 직영 1호점을 낸 공차는 커피가 아닌 새로운 음료를 원하는 소비자층을 끌어 모으고 있다. 지난해만 100곳에 점포를 냈으며, 현재 130개점을 운영 중이다. 현재 롯데백화점의 경우 본점, 영등포점, 부산본점 등 세 곳의 공차 매장에서 월 평균 약 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차가 다양하게 변형되면서 차의 범위도 보다 광범위해지고 있다. 그만큼 차 산업의 규모도 확장되고 있는 것. 이정기 한국커피협회 회장은 “과거 차라고 하면 녹차, 홍차 등 잎차를 떠올리기 쉬웠지만 최근에는 허브티, 블렌딩티, 버블티, 한방차 등이 모두 광의의 개념에서 차에 포함된다”며 “차의 주변 음료가 차 산업을 동시에 키우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는 녹차, 홍차 등 잎차만이 차로 분류됐다면 최근에는 허브티, 블렌딩티, 버블티, 한방차, 전통차 등이 모두 광의의 개념에서 차로 정의되고 있다. 

바쁜 현대인, 힐링 위해 ‘차’ 마시기 시작
‘차’가 커피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이정기 한국커피협회 회장은 “산업화시대부터 먹고 살기 위해 바쁘게 살아 온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면서 각성하고 쉴 틈 없이 일해야 했다”며 “이제는 사람들이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를 가지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쉬어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커피 업계에 종사하지만 향후 차 시장의 전망을 가장 높게 평가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최근에는 협회가 운영하는 커피 아카데미에서 생활차 지도사를 육성하는 교육을 시작했다. 차를 만들고 마시는 법을 제대로 전파하기 위해서다.

김정순 티월드 대표는 “차에는 한국의 문화가 담겨 있다”며 “차와 함께 나오는 다과, 떡 등은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으려는 한국적 정서가 표현된 것”이라고 말했다. 차를 마시면서 다도(茶道)를 배우고 한국의 정서를 알아가는 것이 차의 또 다른 매력이라는 것.

또한 차는 체질적으로 커피를 잘 못 마시는 사람과 커피 과다 복용으로 몸에 이상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각광을 받고 있다. 밤샘 작업이 많은 건축사무소에서 일하는 김주원씨(31)는 “예전에는 피곤하면 무조건 커피를 많이 마셨는데 이제는 허브티나 녹차를 마시면서 잠깐 쉬었다 일을 하니 효율이 더 좋다”고 말했다. 

Mini  Interview  |  정승호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대표

 
- 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차 전문 교육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 사진은 정승호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대표. 

“티소믈리에들이 차 시장 키워나갈 것”
지난 3월6일 서울 신사동에 위치한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에서는 티소믈리에가 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육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수강생들은 찻잎의 세포보호막을 파괴하지 않는 80도의 물을 정성스레 찻잔에 따르고 일정 시간 동안 차가 우려나오기를 기다렸다. 찻잎의 양과 우려내는 시간, 물의 온도 등을 세밀하게 조절하며 더욱 좋은 맛의 차를 만든다. 티소믈리에는 이런 교육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차를 추천하고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커피, 차, 식품 등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부터 ‘티소믈리에’가 되어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려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정승호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대표는 외국계 IT 회사의 경영 컨설턴트였다. 업무 특성상 미팅이 잦아 하루에 수십잔씩 커피를 마셨다. 30대 초반의 나이에 일찍 승진을 한 정 대표는 회사를 계속 다녔다면 컨설턴트로서 탄탄한 길을 걸을 수 있었지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비교적 수명이 짧은 컨설턴트가 아닌, 오래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사업을 하기 위해 고른 것이 ‘차’다. 마시는 사람에게 여유를 안겨 주는 차만의 매력도 한몫했다.

정 대표는 지난 2004년 국내 차 산업이 불모지였던 시기에 차 산업에 발을 들였다. 이때는 스타벅스의 한국 진출로 너도나도 커피 산업에 뛰어들던 시기였다. 정 대표는 “당시 주변 사람들에게 차 산업을 하겠다고 하니 다들 ‘미쳤다’며 말렸었다. 하지만 그때 당시 무섭게 성장하는 커피 시장을 보고 언젠가는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내 선택이 옳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시 커피를 좋아했던 정 대표는 어느 날 우연히 주변에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이 30%나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팅 등으로 커피숍에 가지만 커피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이 10명 중 3명이라는 것.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 30%, 너무 많이 마셔 양을 조절해야 하는 사람 30%만 더해도 커피 소비자의 60%를 차 소비자로 이끌 수 있다고 봤다.

정 대표는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차를 공부하기 위해 세계 곳곳을 돌아다녔다. 일본에 가서 다도 문화를 배우고 인도, 스리랑카 등 세계적인 차 생산 국가도 가봤다. 차가 많이 소비되고 있는 미국, 유럽으로 건너가 시장 조사도 했다. 정 대표는 “바리스타 교육이 커피 시장을 키운 것처럼 차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차 전문인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에서는 이미 100여명의 티소믈리에가 배출됐으며, 현재는 50명의 교육생이 교육 과정을 수강 중이다. 수강생들은 교육을 수료한 뒤, 차 카페에서 전문가로 활동하거나 각종 차 관련 강의에 초청돼 차를 잘 알고 마시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의를 하는 강연가로 활동한다. 교육 수료생인 조수진씨는 “백화점 등 문화센터에서 차 관련강의를 하고 있다”며 “독서 모임이나 교회 등 다양한 곳에서 강의 요청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현재 티소믈리에 교육 과정을 수강 중인 김경술씨(31)씨는 “전통적인 차 교육은 예절과 형식을 너무 중시해 지금과는 맞지 않는다”며 “차를 즐기려는 젊은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그에 맞게 현대적인 차 교육을 받고 싶어서 수강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사: 백예리 기자 (by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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